자율신경의 두 가지 종류(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운동을 하면서 식사를 언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은 신경과 내분비 시스템의 반응을 살펴보아야 한다.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영양분 섭취와 에너지를 소비하는 운동은 동시에 이뤄질 수 없다. 우리의 몸은 뇌에 의해 조절되고 뇌는 신경과 내분비 시스템을 이용하여 몸을 조절한다. 신경은 주로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게 되는데,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교감신경은 전신에 걸쳐 작용하며 에너지를 사용하는 신경이고, 부교감신경은 소화기계를 비롯하여 특정하게 국한된 지역에만 작용하며 에너지를 저장하는 신경을 말한다.
우리 몸은 평소에 부교감신경의 지배를 받아 안정을 취하고, 고강도의 운동을 하거나 급박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여 환경변화에 대응한다. 결국 운동은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이때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심장과 폐 활동이 증가하고 저장된 에너지를 분해하는 에너지를 분해하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운동에 대비해야 한다. 반대로 운동 직전에 식사를 하여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우리 몸은 소화기계로 혈액을 공급하여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행동이 우선되기 때문에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사이에 마찰이 일어난다. 따라서 운동하기 직전에 식사를 한다면 뇌는 혈액 공급의 우선순위에 대한 혼란을 겪게 되고, 골격근과 소화기계 모두 제대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소화가 잘되지 않고 운동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운동 전 영양 섭취
운동 전에 하는 식사는 운동 중 사용할 에너지원을 공급하고 혈당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운동 전에 섭취한 식사가 바로 에너지원으로 동원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에 섭취한 탄수화물이 주로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되었다가 강도 높은 활동에 사용되며, 장시간 지속되는 운동을 할 경우 체지방의 동원량도 점차 증가한다. 탄수화물은 다른 영양소와는 다르게 구강에서 소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소화 및 에너지로의 이용이 빠른 편이다. 운동과 식사 시간의 간격이 짧을수록 될 수 있으면 탄수화물 식품에 치중하여 섭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운동 중 영양 섭취
운동 중 영양 섭취는 매우 한정적이다. 스포츠 영양이 발전된 이후, 운동 중에 영양 섭취가 이뤄지면 운동 강도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기대와는 다르게 오히려 퍼포먼스의 감소로 나타났다. 이는 에너지를 쓰려는 몸의 반응과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몸의 상반된 반응 때문에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운동 중 영양 섭취는 강도 높은 운동으로 몸에서 빠져나가는 수분과 전해질 섭취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운동 중 체액의 손실이 크면 체온 조절 및 pH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체내의 여러 가지 대사 반응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반응에 문제가 생기는데, 효소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작용하기 위한 적정 온도와 pH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결국 운동 중 수분과 전해질 섭취가 잘 이뤄지지 않게 되면 에너지 물질의 공급이 제한되어 피로를 느끼게 된다. 아쉽게도 자발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더라도 운동 중에는 갈증을 느끼는 센서가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체액 손실량을 완벽하게 보충하지 못한다. 특히, 땀 분비량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 단순히 물만 섭취해서는 체액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는 운동능력의 감소로 나타난다. 그리고 스포츠 음료라고 불리는 이온음료가 바로 이런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나온 것이다.
운동 후 영양 섭취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 요구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저장된 에너지를 분해하여 사용하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에 운동 후 영양 섭취를 빠르게 하여 체조직의 분해를 막고 글리코겐, 골격근 합성을 유도해야 한다.
운동 후에는 자율신경에 따른 혈액 분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에너지를 저장하는 신경인 부교감신경의 활성화 신호가 배고픔이다. 운동이 끝날 때까지 강도 높은 운동이 지속되었다면, 운동 직후에도 일정 시간 동안 배고픔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때는 몸이 운동 상태로 인지하고 교감신경에서 부교감신경으로 전환이 잘 일어나지 못하며, 이때 소화기계는 음식물을 잘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이다. 반대로 운동이 끝나고 바로 배가 고프다면 음식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이므로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위주로 하는 식사를 바로 하면 된다.
운동이 끝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혈액이 근육에서 소화기로 이동한다. 이로 인해 운동이 시작된 소화관은 배고픔을 유발할 것이고 이때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섭취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처럼 운동이 끝나고 다음 운동이 다음날 같은 시간 혹은 12시간 이상 긴 시간 차이를 두고 진행된다면, 흡수가 빠른 단순 당이나 아미노산과 같은 영양소는 섭취할 필요가 없다. 운동 후 이런 영양소의 섭취가 회복을 촉진하고 근성장이나 근력 증가에 기여한다는 주장이 많지만, 실제 임상적인 연구에서 그 효과는 일반적인 식사 섭취와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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